버그 잡이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고미숙 지음)" 을 읽고... 본문

독서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고미숙 지음)" 을 읽고...

버그잡이 2020. 4. 12. 17:26

나는 보통 책을 여러번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이번까지 치면 3회독이다. 

 

여러번 읽게 되는 책들은 나에게 각기 다른 이유들이 있다.

 

 

사랑이라는 것이 궁금할때 "사랑의 기술"

 

일을 하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퇴사학교"

 

그리고 '청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들땐 이 책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책을 펼쳐든다.

 

 

고미숙 작가님은 정말 쉬운 문장으로 우리의 답답한 현상의 본질을 정확하게 집어주신다.

나는 그 문장들을 보며 나의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고 나아길 길의 주변을 다시금 돌아본다.

 

 

"지금 청년들의 마음은 정처도 없고 방향도 없다. 한마디로 끊임없이 유동한다. 수많은 질문들이 범람하지만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 흐름을 관통하는 기저음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다음의 네 가지 주제다. '노동', '관계', '여행', '공부'" -5p

 

이 책은 이 네 가지 주제에 대해서 청년들이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현 시대에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가져야 할지 탐구한다.

 

 

 

 

꿈을 쫓는 청춘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저하의 주체가 아니라 소비의 주체다. 소비의 주체가 되려면? 화폐가 필요하다. - 19p
그래서 탄생한 담론이 '꿈'이다. 꿈을 꾸라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 이 담론이 말하는 꿈의 구현은 형식이 뭐건 간에 궁극적으로 더 많은 화폐, 더 강렬한 소비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 19p
그런데 명심하라! 거기에는 청춘이, 삶이 부재한다. 돈과 인기가 삶을 지탱할 수는 없다. ...... 꿈은 망상이다. 청춘은 청춘 그 자체로 충분하다. 아니, 삶이 통째로 그러하다.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해 살지 않는다. 어떤 가치, 어떤 목적도 삶보다 더 고귀할 수 없다. 살다 보니 사랑도 하고 돈도 벌고 애국도 하는 것이지, 사랑을 위해, 노동을 위해, 국가를 위해 산다는 건 모두 망상이다.- 20p

 

 

 이 부분을 읽고 나의 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그 꿈의 귀결은 화폐인가?'

 

나의 꿈이라... 사실 꿈은 없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중학생때부터 꿈을 가져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있었다. 항상 나에게 질문을 했었다. '내 꿈은 뭐지?'. 하지만 나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이런걸 보면 허상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꿈이라는 것을 쫒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시도해보았고 그 결과 꿈 대신 몇가지 목표를 얻었다. 

 

 

-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기

 

- 10억 모으고 은퇴하기

 

- 춤 다시 배우기

 

 

 디지털 노마드는 그들의 자유가 멋있어 보였다. 물론, 추후 더 알아보았을때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상상만큼 자유롭고 멋진 삶이 아니란걸 깨달았지만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다. 나의 고국을 떠나서 어디서든 일 할 수 있는 그런 자유. 그 경험을 하고 난다면 더욱 당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10억 모으기. 10억을 모으면 일을 안 하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진짜 백수로 살면서 취미로 일하면 되지 않는가? 근데 이런 삶이 재밌을까? 목표가 없다면 재미없을 것 같다. 10억을 모은 상태에서 자기가 정말 성취하고 싶은 어떤 놀이가 있다면 삶이 재밌을 것 같다. 

 

 춤. 내 인생에 있어서 예술 한가지는 정말 잘 하고 싶다. 사실 일 잘하는 사람과 일은 적당히 하지만 예술을 잘 하는 사람을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후자를 선택할 것 같다. 

 

 

 

이런 나의 목표들의 귀결은 어디인가?

 

'자유, 예술'

화폐로 귀결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자유,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미디어의 유혹, 화폐의 유혹 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꿈을 쫓는 삶은 허상인가?"

 

꿈이 있는 삶, 목표가 있는 삶이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허상을 쫓느라 현재의 순간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꿈을 쫓는 삶 보다 현재의 삶" 이것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인 것 같다.

 

'지금의 생기넘치는 신체'

'배움과 깨달음의 기쁨'

'관계의 즐거움' 

 

이것들을 하루하루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 꿈을 쫓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위 세가지 키워드에 집중에서 오늘의 목표를 세워보자.

 

'턱걸이 하며 살아있는 단단한 나의 근육 느끼기'

'udacity 동영상 강의를 보며 AAC를 왜 사용하는지 어떤 유용함이 있는지 깨닫기'

'사람들과 스터디 하며 나의 생각 돌아보기. 드립치며 웃기'

 

훨씬 생기있다.

 

 

 

 

 

 

노동에서의 소외

 

"현대 산업의 중심은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이다. 다시 말해 상품을 확대 과장해야만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이 점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된다. '상품을 파는데, 늘 뻥튀기해서 말하는게 너무 싫어요. 일을 마치고 나면 뭔가 찜찜하고 우울해져요. ' ...... 노동을 하는데도 당당하지가 않다. 늘 거짓말을 하는 자신이 싫어진다. 이것이 바로 노동의 소외다." - 44p
"생산하고 창조하는 과정은 없고, 오직 그 이미지를 부풀려서 사람들을 미혹시켜야 한다." - 45p
"그럼 노동과 소외, 이 둘 중에서 무엇이 더 핵심일까? 당연히 후자, 소외다. 삶의 소외가 더 근본적이다. 백수는 연봉과 연금에서 배제되었지만 대신 노동의 소외를 감내하지 않아도 된다. " - 45p

 

 노동에서의 소외가 큰 문제라는 것은 알겠다. 근데 그렇다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돈을 안 벌수는 없지 않느냐?

 

결론은 적당히 벌고 나의 활동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든다.  

저자는 연암의 사례를 들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연암도 청년기에 이 저점에 직면했던 것 같다. 자기 앞에 꽃길이 열려 있었건만, 연암에겐 그게 매혹적이기는커녕 위태롭게 여겨졌다. 안정이 보장될지도 의문이지만 당연히 재미나 활력 따위는 포기해야 한다. 대신 늘 '삶의 본질에 가달지 못한' 데서 오는 허무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연암도 그 나름의 경제활동을 하긴 했다. 개성 근처의 산골인 연암협에 터를 잡은 것도 뽕나무를 심어 노후를 대비하겠다는 야심에서였다. 평생 가난했지만 소외는 없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용후생이나 경세치용에 남다른 안목이 있었다." - 48p
백수일 땐 불안과 결핍감에 시달리고 정규직에 진입하면 소외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우리 시대 청년들이 연암의 지혜를 꼭 배웠으면 좋겠다. 진정한 백수는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나 혹은 '어쩌다 정규직'일 때나 삶의 기본을 일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게 진짜 백수의 품격이라는 것을"-50p

 

우리의 삶.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지만 해야 하는 것도 해야한다.

그 완급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야 말로 지혜가 아닐까?

 

 

 

나는 지금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사실 이 직업은 노동으로써 접근한다면 최악의 직업이다. 기본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많고 소모되는 에너지도 크다. 즉, 이러한 행위를 활동으로 접근하지 못 한다면 나의 삶은 사라지거나 아주 미미해진다. 다행인건 다른 직업에 비해서는 창조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노동에서 소외는 덜 할 것 같다.(물론 아직 일해보지 않아서 모른다.) 

 

 

"나에게 개발은 노동인가? 활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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